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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3266
가천대 김창업 교수팀, AI로 한의학 진단 과정 과학적 규명
- 수정일
- 2025.09.18
- 작성자
- 홍보실
- 조회수
- 400
- 등록일
- 2025.09.18
전통 진단법을 머신러닝 관점에서 해석
진단 첫 단계 ‘표리’ 구분, AI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확인

가천대 김창업 교수, 동국대 배효진 교수, 가천대 강봉수 박사과정생(사진 좌측부터)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창업 교수 연구팀이 한의학의 핵심 진단 과정인 ‘변증(辨證)’을 인공지능(AI) 기법으로 분석해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변증은 환자의 다양한 증상을 몇 가지 핵심 기준으로 정리해 진단하는 과정이다. 연구팀은 이를 데이터 분석 기법인 ‘차원 축소’에 빗대 설명했다. 즉, 복잡한 증상을 ‘표리(병의 깊고 얕음)’나 ‘한열(차고 더움)’과 같은 기준으로 단순화해 진단을 쉽게 하는 원리라는 것이다. 연구는 고전 의학서 ‘상한론’에 기록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진단의 출발점인 ‘표리’ 구분이 가장 중요한 단계로 나타났다. 표리 구분만으로도 복잡한 증상과 약재 정보를 효과적으로 연결할 수 있었고, 이는 이후 진단과 처방 과정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핵심 역할을 했다. 이는 청대 의학자 정국팽이 “표리를 먼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던 전통적 진단 순서와도 일치한다.
AI 의사결정나무 모델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AI가 증상 정보만으로 약재를 선택하도록 학습했을 때, 첫 번째 질문은 항상 ‘표리’ 구분이었다. 또 ‘표리’ 개념을 데이터에 포함하자 처방 예측 정확도도 크게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로써 한의학의 주관적 진단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김창업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의학의 임상 추론 과정을 정량적·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의학의 진단과정을 체계화하고 AI 보조 시스템을 개발해 교육과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창업 교수가 주도했으며, 공동 제1저자인 배효진 박사(현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와 박사과정 연구원 강봉수가 함께 참여했다. 연구 성과는 수학 및 계산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Computers in Biology and Medicine (IF 6.3, JCR 상위 5.2%) 2025년 10월호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